깜빡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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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제럴드,「버니스 단발로 자르다」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29. 22:34
# 초판 1쇄 특전인 파란 테두리(!), 그리고 섬세하게 꾸며진 책 내부 등에 감탄하였습니다. #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많이 알려져 있죠. 새로운 피츠제럴드의 모습을 책을 통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최대한 의미 있는 감상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댄스파티에서 인기를 얻고 사람들을 만나는 '놀이'(요새는 가장 비슷한 게 클럽?)는 필자에게 먼 나라 이야기다.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요즘엔, 그러나 어쩌면 모든 인간관계가, '댄스파티'만큼의 의식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나 싶었다. 필자는 버니스만큼 정적이고 조용하며 춤보다는 대화를 즐긴다. 그래서 앞으로도 '댄스 파티'에 참가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느꼈다.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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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제럴드,「겨울 꿈」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29. 22:30
# 초판 1쇄입니다. 특전인 파란 테두리(!), 그리고 섬세하게 꾸며진 책 내부 등에 감탄하였습니다. #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많이 알려져 있죠. 피츠제럴드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책을 통해 만나신다면 좋겠습니다. # 최대한 의미 있는 감상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덱스터는 겨울 꿈과 함께 성장했다. 그것은 계절의 끝을 바라는 꿈이며 종착지를 찾아가는 과정일 테지만, 여전히 겨울이 보이지 않기에 나아가야 하는 꿈이기도 하다. 겨울 꿈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그가 겨울 꿈의 끝에서 바랐던 것은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 끊임없이 불타는 설원이었다. 그러나 그 꿈이 언젠가는 시들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겨울 꿈은 겨울을 벗어날 수 없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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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제럴드, 「다시 찾은 바빌론」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29. 22:27
# 초판 1쇄입니다. 특전인 파란 테두리(!), 그리고 섬세하게 꾸며진 책 내부 등에 감탄하였습니다. #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많이 알려져 있죠. 피츠제럴드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책을 통해 만나신다면 좋겠습니다. # 최대한 의미 있는 감상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돈. 미국의 핵심 단어 중 하나라고 느낀다. 혈연에 기반한 권력 세습을 이어가던 유럽과 미국이 근본적으로 달랐던 지점도 돈에 있는 것 같다. 돈에 대한 작품의 애매모호한 관점은, 아마 미국이 아닌 파리에서 사건들이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였고 (잠시 고꾸라졌지만) 지금도 부자인 찰리에게 딸 오노리아를 처형 집안에서 데리고 나오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돈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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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제럴드, 「잃어버린 10년」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28. 11:30
# 초판 1쇄입니다. 특전인 파란 테두리(!), 그리고 섬세하게 꾸며진 책 내부 등에 감탄하였습니다. #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많이 알려져 있죠. 피츠제럴드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책을 통해 만나신다면 좋겠습니다. # 아래의 글은 작품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 가장 쉽지 않은 부분은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채는 일이다. 취향도 취미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마치 이런 첫 만남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트림블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디까지가 그의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그렇다면 시사주간지 사무실에 그가 찾아온 이유가 궁금해진다. 작품에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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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깜빡의 서재/책을 읽고 2021. 9. 27. 11:30
# 작품을 읽고 든 생각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해 보았습니다. #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 및 공감도 환영합니다! 총평 점점 무거워지는 세상 속 아주 짧고 굵은 무중력 체험 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민음사, 2016 # 이런 분께 추천, 안 추천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그렇지만 너무 지쳐서 긴 글을 읽을 여력이 없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는다. 스탠드업 코미디, 특히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음담패설을 좋아하지 않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는다. 우주에 관한 글을 좋아하는 분께 이 소설은 일종의 오락거리가 될 수 있다. # 흥미로운 편집점 작품과 그다지 관계는 없지만, 책 감상이 꼭 내용물만을 파고들 필요는 없으니 언급해 본다. 중간중간 작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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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크눌프」: 크눌프깜빡의 서재/책을 읽고 2021. 9. 20. 18:36
# 작품을 읽고 든 생각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해 보았습니다. #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 및 공감도 환영입니다! 총평 짧지만 강렬한 인상 헤르만 헤세, 「크눌프」, 민음사, 2004 # 이런 분께 추천, 안 추천 부담 없는 분량의 책을 원하는 분께 추천. 떠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분들께 이 책은 일종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좋은 일들을 하는데 돌아오는 게 없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책을 읽으며 뿌린 씨앗이 거두어지는 하나의 방향을 고찰해볼 수 있다. 완전히 꽉 닫힌 결말을 선호하는 분들께는, 어중간하게 찝찝할 수 있다. 무책임하다 느껴질 수 있는 인물을 좋아하지 않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는다. # 단편집? 연작 소설? 책은 세 개의 단편(「초봄」, 「크눌프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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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철(鐵)의 사랑」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16. 20:15
# 2021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최대한 전달력 있는 감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붕 떠 있는 듯한 풍경 묘사가, 지옥을 연상케 하는 조선소 내부 풍경과 어울려 굉장히 묘한 분위기를 그려낸다. 조선소, 그리고 그 안의 작업환경에 대해 떠올린 적이 없던 터라 주의 깊게, 뚫어져라 읽었다. 최 씨는 실은 시골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 외의 것에 신경 쓸 수 없는 조선소에서 최 씨는 마치 악랄한 살인자와 같이 그려진다. 최 씨를 비난하는 작업자들조차 외면, 내면 할 것 없이점점 최 씨처럼 문드러져 간다.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커다란 배에 대해 꽤나 많이 기억할 것이다. 그것을 만들어낸 조선소의 존재를 연상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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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경,「시디팩토리」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16. 20:12
# 2021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최대한 전달력 있는 감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린 모두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꿈이 현실의 영역에 다다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꿈은 장롱 깊숙이 박힌 CD처럼, 구석구석 먼지가 쌓여 오작동을 일으킬 때까지 방치된다. 누구보다 희망차고 부풀어 보이던 하령의 꿈은 사실 터지기 직전인 거품과 같았다. 하령이 '나'를 통해 얻고 싶었던 건, 실은 물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감이었을 것이다. 「시디팩토리」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 물론 방향은 희망을 더 첨가한 쪽으로 쓰고 싶었다. 공모전에 냈던 글과 작품을 비교해 보며 알았다. 지금껏 필자가 겪었던 세상은,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생각들은, 어찌 보면 무균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