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공방/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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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지만은 않은 악수를 위해 [나에게 일이란 고통일까, 보람일까?]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7. 18. 22:18
‘즐기던 일을 일로 하니 그렇지 못하게 되었다’는 식의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정말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저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일주일 뒤면 두 달 정도 몸 담았던, 그야말로 '단기'근로 하나가 끝이 납니다. 생전 처음 도전해 보는 주방 일을 처음에는 그만두고만 싶었지만, 후임자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하면서 시원섭섭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아쉬운 마음의 한 켠에 일은 없다는 건 분명합니다. 전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교육 봉사, 독서 요약 정리, 임용고시 준비처럼 단기근로도 꿈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었습니다. 교사가 되어서 학생들 다 해보는 알바 한 번도 안 해보면 어떻게 좋은 상담을 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면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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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하나뿐인 큰 그림 (부제: 어떤 인생을 살까 고민해봤습니다.)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6. 23. 16:34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이 연말연시 정도에는 느껴보았을 생각이라고 느낀다. 그러기 위한 다짐(비록 작심삼일일 뿐이라지만), 그러기 위한 살아감이 아닐까. 목적이 없는 삶만큼 무서운 일이 없다... 고도 생각한다. 그렇다고 지금 스스로가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느냐고 묻는다면, 가차 없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아주 명확하지는 않지만 다소 명백한 목적의식이 동력원으로 쓰이곤 있다. 장래희망과 그를 위한 노력이다. 초등학교 5학년 이후로 선생님이 되려는 생각만큼은 명백했다. 국어라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로 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직업적 소명의식에의 열망은 3년 전 즈음에 가장 불타 올랐다가 점점 식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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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Dr.STONE(닥터 스톤)」을 보고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6. 12. 00:08
최근 생각의 초점이 계속 '돈'에 쏠리곤 했다. 짧은 기간이나마 알바를 구하기 위해 구인공고를 수 차례 올리고, 일거리를 찾고 당근 마켓에 글을 올렸다. 처음에는 휴학 기간 동안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취지의 활동들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싶었는데, 어느새 '빨리 직업을 가져야겠다', '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 자체를 부정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런 것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망각하고 있었다는 게 싫다. 학창 시절 어찌 보면 무의미하게도 느껴졌던 공부를 계속 해왔던 것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교육 봉사를 다녔고, 전공 수업과 교직 수업을 들으면서 힘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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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남자를 봤었습니다.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6. 3. 00:46
두 달 반 정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지금 와서야 게시하는 것은, 이 글을 선보일 창구에 올려봤다 거절당했기 때문이다(아직도 거절당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 글의 원본 같은 수준의 것만 세 개를 냈으니, 거절당하는 게 당연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나를 너무 몰라주고 있다 브런치). 지금 보니 분량도 너무 짧고, 메시지도 제대로 담지 못한 글이었다. 한 달 반 전의 나는 글은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성과만 내고 싶어 하는 존재였다. 지금이라고 뭐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진정으로 더 나아져야 한다는 것 정도는 확실히 알았다. 그리고 나아지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속 연습하는 것이다. 부끄러울 수 있는 예전 글을 가져다 각색하여 선보이는 이유이다. 내가 '창백한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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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에 낀 인형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5. 2. 17:31
26일 가족 여행으로 청송에 들렀다. 사과나무가 무성한 동네였다. 지지대에 지탱한 나무를 보고 덩굴로 착각할 정도로 사과나무가 빽빽하고 많았다. 사과의 고장 청송에 하루 정도 있었고 하루 있었던 것 치고는 꽤나 많은 것을 보았다. 수풀로 들어가던 뱀, 창고같이 생긴 사과 직판장, 영화에 나왔다는 주산지 등 정말 많은 풍경들이 생각나지만, 이상하게도 여행이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마스크를 낀 인형이었다. 아니, 귀 상태를 보면 마스크에 끼인 게 맞지 않나 싶은 상태의 인형이었다. 숙소 지하에 있는 마트에 가다 앞쪽 포토존 같은 곳에 진열되어 있던 인형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인형에도 마스크를 씌웠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침울해 보이는 인형을 보곤 부모님께 저 인형 좀 보라며 웃었다. 그렇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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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하루: 일사병(?)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4. 22. 17:42
알바를 신청하고 있다. 다양한 일을 접하는 것이 훌륭한 교사가 되는 한 방안이 될 수 있겠다고 느낀 탓이다. 내가 직접 어느 정도라도 겪어 봐야,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거나 적어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교사 지망생의 입에서 '교사'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신청을 열심히 넣었지만 신입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력서의 퀄리티 부족인지 생각보다 연락이 오는 곳이 많지 않았고, 그마저도 기간 문제로 잘 성사되지 못했다. 다행히 한 곳에서 흔쾌히 '면접'을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하여 가보았다. 자전거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별다른 이상이 없을 줄만 알았다. 생각해 보니, 집 밖을 나설 때까지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았다. 10시 20분경 내가 살던 곳의 기온은 18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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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후에는 주름이 남을 수 있습니다.이야기 공방/에세이(?) 2021. 4. 20. 22:12
거울을 보는데 없던 팔자주름이 보였다. 볼을 팽팽하게 펴봤지만 손을 놓으면 다시 제자리. 효과가 없었다. 교정 치료 3년 간 부정교합으로 고생하던 아랫니는 반영구 철사에 의지한 채 가지런해졌고, 삶의 질이 올라간 것 같아 만족스럽다. 고른 이빨을 가지게 된 대신 주름이 생겼다. 장기간 교정기가 튀어나온 상태로 있다 보니 피부가 과도하게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교정이 끝났을 때 피부가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은 거다. 모든 일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지만, 실제로 겪기 전까지 그렇게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문득 실없는 비유를 생각해 냈다. 그러니까 고른 이빨이라는 장점을 얻어내기 위해 난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인 주름이 생기게 되었다. 개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