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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경,「시디팩토리」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16. 20:12728x90
# 2021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최대한 전달력 있는 감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린 모두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꿈이 현실의 영역에 다다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꿈은 장롱 깊숙이 박힌 CD처럼, 구석구석 먼지가 쌓여 오작동을 일으킬 때까지 방치된다.
누구보다 희망차고 부풀어 보이던 하령의 꿈은 사실 터지기 직전인 거품과 같았다. 하령이 '나'를 통해 얻고 싶었던 건, 실은 물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감이었을 것이다.
「시디팩토리」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 물론 방향은 희망을 더 첨가한 쪽으로 쓰고 싶었다. 공모전에 냈던 글과 작품을 비교해 보며 알았다. 지금껏 필자가 겪었던 세상은,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생각들은, 어찌 보면 무균실에서 하는 소꿉장난 같은 것이었다고.
결국은 누가 CD가 되고 싶어 하는가가 아닌, 누가 CD가 될 수밖에 없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자아내는 시디팩토리를, 과감히 무너뜨리고 싶다.
한국현대소설학회 역, <<2021 올해의 문제소설>>, 김의경, <시디팩토리>, 푸른사상,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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