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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굴 드라이브」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16. 20:11728x90
# 2021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최대한 전달력 있는 감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배경의 음울함이 어딘가 익숙하다. 어쩌면 조선소나 공장 같은 익숙한 단어들을 접해서일지도.
동희가 고향에 내려와 받은 감정에는 짜증과 허탈함과 한 스푼의 그리움이 섞여 있다. 이 미묘한 감정이 반영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작품 속에서 그리고 있는 현실은 우울하지만 밍밍하다.
반장과 동희의 대화에서 이런 지점을 가장 크게 느꼈다. 학창 시절의 반장에서는 사실 찾아보기 어려울 현재 속에서, 반장은 그저 웃는다. 마치 시시콜콜한 이야기처럼 차가운 현실을 내뱉는다.
그것이 어쩌면 가장된 밍밍함일지도 모른다. 반장은 옛적 싫어하던 친구를 초대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그만큼 외로웠던 걸까? 그보다 반장이나 동희나, 비린 굴 같은 현실을 잠시 밍밍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만난 건 아니었을까.
한국현대소설학회 역, <<2021 올해의 문제소설>>, 김지연, <굴 드라이브>, 푸른사상,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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