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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오래된 협약」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16. 20:09728x90
# 2021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최대한 전달력 있는 감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벨라타는 지구와 근본적으로 다른 곳이다. 그렇기에 벨라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구의 관점에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비록 두 행성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모두 인간이라 해도.
이정이 노아의 편지를 조금만 더 일찍 받았더라면, 이정은 노아를 비롯한 벨라타인들을 이주시키려 힘썼을까? 그렇다면 그건 벨라타인을 위한 일이었을까? 오브를 위한 일이었을까? 이정을 위한 일이었을까?
노아를 비롯한 벨라타의 사제들이 무신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벨라타가 그 나름대로 나아갈 방향을 분석하고 조율한다는 건 분명하다. 이미 벨라타인은 벨라타의 일부이며, 행성의 삶을 지구인이 손쉽게 재단하는 건 불가능하다.
확실한 건 사제들뿐 아니라 나머지 벨라타인들도 언젠가는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거다. 그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을, 벨라타인들만큼은 알 권리가 있다.
한국현대소설학회 역, <<2021 올해의 문제소설>>, 김초엽, <오래된 협약>, 푸른사상,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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