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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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49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설령 전 인류가 데이터로 변한다 해도 세상에는 한 대의 슈퍼 컴퓨터가 남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물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거대함, 멋짐, 추함, 아름다움을 둘러보아야 한다. 이 작품은 그런 돌아보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3세대 전에 전쟁이 있었다. 5세대 전에는 신분제가 있었다. 이것만 보면 사회는 급변하는 중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큰 사건이나 기존 제도의 잔향이 많이 남아 있다. 사회의 발전이란 선발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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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육교 위에서」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44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칼날」에 등장하는 신애가 다시 나와 반가웠다. 이 작품은 신애의 동생, 그리고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깨달았을 때 가장 견디기 어려운 건 그 어둠 자체가 아니다.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 드리워져 있는 깜깜한 그림자를 마주할 때다. 우리 모두 묻히고 있는 한 티끌의 먼지를 보았을 때다. 정오의 태양처럼 하늘이 온 마음으로 내리쬐면, 그림자는 땅 밑으로 숨어버릴 것이며 먼지는 타버릴 것이다. 이 현상은 몇 사람이 시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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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궤도 회전」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39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주 여행」에서 처음 등장한 윤호의 후일담(?)이다. 유복한 지난날을 지나 온 필자에게는 할 수 있는 말이 크게 없는 작품이었다. 우리가 지금껏 얻은 기회나 재화가 누군가의 박탈을 발판 삼은 것이라면 반성하고 더 나아가 속죄해야 한다. 내가 직접 하지 않은 일이라면? 지금껏 쌓아 올린 건물 중에 부실공사의 흔적이 있음을 인정하고, 다음 층부터 좀 더 신경 쓰면 된다. 외면하고 달라지지 않거나 겁이 나서 멈추는 것 모두, 보기 좋지 않다. 윤호와 경애는 제각기 다른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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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기계 도시」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36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주 여행」, 「궤도 회전」을 통해 성장한 윤호가 난장이의 아들딸과 한 장면에 들어 있는 장면이 감격스러웠다. 서사가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부분이어서, 연작을 읽어 나가는 독자로서 만족스러웠다. 발전한 국가라는 말을 곱씹어 봤다. 국가의 발전이 개인의 발전과 일대일 대응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공장의 성공은, 흔히 공장서 일하는 노동자의 성공은 아닌 법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 눈 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한다. 여유가 없다면 그럴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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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33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능률과 능력을 기준으로 난장이의 아들 딸은 훨씬 많이 벌어야 했다. 이런 사실을 굳이 짚고 넘어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꿈꾼다. 필자는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추가 근로'라는 걸 들은 적이 있다. 15시간이 넘어도 주휴수당도 야간수당도 따로 없는 근무였다. 작품과 온전히 맞아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난장이 아들 딸이 느낀 위화감은 이보다는 강했으리라 믿는다. 법을 지키지 못하는 건 규탄받아야 할 일인데, 영수는 법을 지키려다 몰매를 맞았다. 지금의 사회는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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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29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작품 속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고민 없이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그것이 교묘하게 포장된 것이라는 점을 지금은 알아볼 수 있다. 임금 인상에 대해 이렇게 상상해 본다. 100이 여가도 할 수 있는 임금 수준, 50이 생존만 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이라 생각해 보자. 난장이 아이들은 50 이하를 받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10%의 임금 인상은 실상 50+5 = 55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한다. '그 전에는 이보다 훨씬 힘들었을 때에도 참고 견뎠어.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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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클라인씨의 병」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24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의 앉은뱅이와 꼽추, 「우주 여행」 및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속 지섭이 등장한다. 이렇게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은, 연작만이 느끼게 해주는 매력 중 하나다. 클라인의 병은 3차원 공간에는 존재할 수 없다. 클라인의 병은 안팎이 없다. 즉 이 세계에는 부정할 수 없이 안과 밖이 존재한다.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머릿속에, 각자의 클라인 병을 그려볼 순 있다. 그건, '실은 너도 나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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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18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훈은 은강 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앞선 이야기와는 180도 뒤집어진 주인공이다. 경훈은 기본적인 의식주나 생존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레 향락적인 취미 생활, 쾌락에 중심을 둔 성생활에 관심을 둔다. 경훈은 난장이 가족의 삶을 본 적이 없기에, 그들을 이해할 수 없고 또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한 시선에만 국한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편협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의미를 가진다. 다만 두 가지 이상의 시선을 보여준다 해서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변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