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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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일은 놀이처럼, 놀이는······」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 17:22
# '책을 읽고'에 책 전체에 대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톡소플라스마에 대한 부록은 이 게시글에만 달아 두었습니다. 솔직히 두 번 정도 끊어 읽으려고 꺼내 들었는데, 단번에 다 읽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작가의 고통과 그 해결책이 너무도 신선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읽었기 때문에, 책 전체를 산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 작품의 발상은 일을 놀이처럼 하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너무도 발달해버린 현대 세계에서 일을 놀이처럼 하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하는 결말을 얻을 수 있을까?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님이 작품에서 묘사한 헤드셋의 효과를 몸소 증명하는 듯한(??!) 문장들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이 너무 재밌고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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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첫눈으로」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 17:22
# '책을 읽고'에 책 전체에 대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작품에서 술은, 원래는 휴식과 같아야 한다. 술은 사람을 무방비하게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을 잊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장이 좋아하는 회식은 국장에게는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소봄에게는 전혀 그러할 수 없다. 작품 중간중간 소봄의 제어가 풀리는 지점(?)을 보면, 항상 술이 함께하고 있다. 조마조마하면서도 안타까웠다. 팬데믹이라는 단어가 일상에 혼재하더라도, 개인이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이 온전히 부여되는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동시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몇 줄의 이야기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하구나 싶었다. 김금희, , , 자이언트북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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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바비의 집」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 17:22
# '책을 읽고'에 책 전체에 대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어린 시절 장난감을 망가뜨리며 놀아본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라이온 킹 사자 인형 꼬리를 쥐어뜯으며 즐거워했던 경험이 있다. 사람은 억눌리는 것이 있으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을 분출하는 것 같다. 결국 적당히 스트레스를 풀어 주어야, 과잉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스트레스가 매일 겪어야 하는 일이나, 가족에게서 온다면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테고... 그런 시점에서 이해해 본다면 작품의 인물들이 보이는 행동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물론 지지하거나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다면... 아무래도 작은 공간에 몸을 숨기는 심리일 것 같다. 억눌린 심리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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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춤추는 건 잊지 마」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 17:22
# '책을 읽고'에 책 전체에 대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이번 세계관에서 가장 마음 아픈 말은 '2교대'였다. 군대에 있으며 3교대와 4교대라는 녀석을 아주 잠깐씩 했었는데 (24시간 근무지에 있었다), 3교대만 며칠 겪어도 죽을 맛이다. 하물며 12시간 2교대 근무라면... 아무리 쉬는 시간이 있더라도 사람이 할 일이 못 된다. 그런 상황에 내몰려야 하는 인물들이란 흔히 사연 하나둘씩 가지기 마련이다. 주인공은 동물 인형을 디자인 할 때는 실제로 동물을 보지 않았고, 그 일과 멀어졌을 때 비로소 동식물과 가까워진다. 춤추는 나무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그리고 정원의 분위기는 작품의 배경과는 어딘가 묘하게 맞지 않다. 그래서 그것들이 도피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것일 테다. 김중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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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스노볼 드라이브」[오늘의 젊은작가 31]깜빡의 서재/책을 읽고 2021. 8. 2. 19:12
# 협성 독서왕 독후감 대회에 글을 쓴 책입니다. 네 번 정도 읽으며 독후감에 적지 못한 수많은 감상들이 남았고, 조금은 자유롭게 이 자리에 풀어보려 합니다. 공모전 출품작과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점, 먼저 알려드립니다. # 여담 1. 작품의 내용과 표지 사이에는 하등 관련이 없습니다. 그림을 보며 작품에 대한 선입관을 형성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총평 눈이 내리는데 뛰어놀고 싶다기보다는 우울해지는 그런 날들의 연속 조예은, 「스노볼 드라이브」, 민음사, 2021 # 이런 분들께 추천, 혹은 안 추천 이 작품은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반만 권유하고 싶다. 현실을 다른 시각에서 고민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강하게 권유하고 싶다. #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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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저녁의 구애」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26. 16:57
# '책을 읽고'에 자세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실 수 있게 분량을 줄였습니다. 편혜영, 「저녁의 구애 (2010 제1회 수록 작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문학동네, 2019 두 가지 이상의 사건을 서로 긴밀하게 엮은 모습을 보며, '잘 쓴 글은 이래서 잘 쓴 글이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느꼈다. 단순히 사건 두 개를 엮어 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둘과 인물들이 모두 긴밀하게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개연성의 확보는 치밀한 구성에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공허하다. 기존에 우리가 누리던 희로애락과는 반대의 세계를 보여 준다. 그러므로 저녁의 구애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누군가의 불행이 누군가의 행운이 되는 이 세계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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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물속 골리앗」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26. 16:56
# '책을 읽고'에 자세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실 수 있게 분량을 줄였습니다. 김애란, 「물속 골리앗 (2011 제2회 수록 작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문학동네, 2019 이 작품은 성장소설일까. 재난 소설일까. 성장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주인공에게 닥친 시련이 너무나 다양하고 지난해서 성장하기 전에 굶어 죽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재난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재난 그 자체보다 그 속의 것들에 주목하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재난형 성장지향 소설 정도가 되지 않을까. 2021년의 한국에는 얼마나 많은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을까. 10년을 지나 우리 앞에 놓인 공사판의 숫자는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저 위치만 조금 바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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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폭우」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26. 16:56
# '책을 읽고'에 자세한 게시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실 수 있게 분량을 줄였습니다. 손보미, 「폭우 (2012 제3회 수록 작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문학동네, 2019 작품에 등장하는 두 부부는 서로 물질적인 환경은 다를지라도, 정신적인 환경이 황폐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할 것 같다. 이왕이면 잘 사는 쪽이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그 ‘잘 사는 것’의 이면에 들어 있을 스트레스들을 생각하면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바텐더 장을 통해 강사 부부의 겉모습을 보여준 점이 괜찮게 느껴졌다. 장이 있었기에 비로소 강사 부부가 겉보기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느낀다. 끝으로 제목을 ‘폭우’가 ‘화재’라고 지었더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