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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클라인씨의 병」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8. 31. 23:24728x90
# 난쏘공이 1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인 거 알고 계셨나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작품의 줄거리나 지면 일부를 싣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의 앉은뱅이와 꼽추, 「우주 여행」 및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속 지섭이 등장한다. 이렇게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은, 연작만이 느끼게 해주는 매력 중 하나다.
클라인의 병은 3차원 공간에는 존재할 수 없다. 클라인의 병은 안팎이 없다. 즉 이 세계에는 부정할 수 없이 안과 밖이 존재한다.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머릿속에, 각자의 클라인 병을 그려볼 순 있다. 그건, '실은 너도 나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안과 밖이 다르지 않다는 걸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한층 더 타인을 온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내가 싫은 건 남도 싫다. 그 당연한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앞서 말했듯, 클라인의 병은 3차원에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클라인의 병을 말로써 풀어 보면, 클라인의 병은 3차원에 인식될 수 있다. 클라인의 병을 머릿속에 품은 인물들(영이, 영수), 그리고 그것을 지켜만 볼 수 없는 인물(어머니)을 보며 안쓰러움과 응원을 동시에 보내게 된다.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클라인씨의 병>, 이성과 힘,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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