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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콘래드, 「암흑의 핵심」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1. 01:53728x90
후반부에 가 비로소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작품 전반에 형성된 '제국주의 시기 식민지'라는 배경에 정확하게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커츠를 본격적으로 찾아가는 대목에서는 그래도 '레이더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그러니까... 2021년에 레이더스를 보는 것 정도의 감상인데, 이게 막 꼭 나쁜 건 아니다).
밀림은 미지의 영역이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또한 미지이다. 그렇기에 매력적이고, 돈이 된다. 커츠는 돈을 좇아 미지의 영역에 들어갔으나 그 안에 매혹되어버린 존재이다. 커츠라는 인물이 '암흑의 핵심'이라는 제목에 가장 걸맞은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제국주의의 타파에서 글을 이해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것은 작가의 의도에 포함되어 있던 계산은 아니다. 물론 해석은 독자의 몫이므로, 이 글을 어떻게 읽는가 또한 우리의 자유이다. 다만 단순한 사건 흐름 위주로 읽어나가도, 손색은 없다.
다 읽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 '암흑의 핵심'은 어쩌면 '그 끔찍한 일'이 자행되는 공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조셉 콘래드, <암흑의 핵심>, 민음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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