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2. 00:42728x90
재현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긴 지시문이 매력 포인트인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희곡을 텍스트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연극을 보러 가기 어려운 때 마치 공연장에 온 기분이 들어 좋았다. 비교적 익숙한 셰익스피어나 보들레르의 인용이 그런 기분을 한층 더해주었다.
작품이 유진 오닐이라는 작가의 생애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또한 흥미로웠다. 타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포함하여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 또는 문학작품이 어디까지 허구여야 하는가 등 다양한 논의 거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도 그런 논의 거리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작품은 작가 본인을 포함한 가족들이 모두 사망한 이후 아내에 의해 출간되었다.
모르핀 중독자 어머니, 폐병에 걸린 셋째 아들, 인색한 아버지와 건달같은 첫째. 여전히 그 안에도 가족 간의 사랑이 보이지만, 4막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듯 그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디 파국에 이르지만은 않기를 바라본다. (
희망사항에 비하면 조금은 부정적인 인물 설명이라고 느껴지지만...)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2005
추가로 민음사 유튜브 '알려드림'에도 소개가 간단히 나왔습니다. 참고를 위해 링크를 남겨 둡니다.
'깜빡의 서재 > 짧게 보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젠 이오네스코, 「대머리 여가수」 (0) 2021.07.02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0) 2021.07.02 윌리엄 포크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0) 2021.07.02 페터 한트케, 「소망 없는 불행」 (0) 2021.07.02 조셉 콘래드, 「암흑의 핵심」 (0)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