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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빵,「좀비 라떼」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4. 2. 29. 11:30728x90
# 의미 있는 감상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줄거리 설명이나 중대한 스포일러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다만 작품 감상 후에 보시면 좀 더 읽기 좋습니다.
좀비가 된다는 건 이성을 잃는다는 것. 또는 감각을 잃는다는 것으로 풀어서 말해볼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인간에게는 충분할 만큼의 육감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둘 중 어떤 것을 잃었는지 육안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좀비 사태와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이는 커다란 맹점으로 작용하기 십상이다. 청각과 시각이 우리에게 얼마나 얕은 기준으로 작용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인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떠한 모습으로 변하였든 인연이라면 각각의 시간대에 맞는 적절한 형태로 인연을 맺는다. 그 과정에서 전에 없던 경계와 불편함이 동반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청각과 시각보다는 인연이 조금 더 깊은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살아가며 만들어 나갈 인연들을 알아차리고,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졌다.
김빵, 「좀비 라떼」, 자이언트북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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