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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리우,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略史)」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10. 24. 11:30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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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횡단 터널이라는, 미묘하게 틀어진 사건으로 말미암아 현실이 틀어지는 모습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안고 있는 국가의 일원으로서 특히나 그랬다.
거대한 목적의식 아래 인간의 윤리가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다다르기 전까지, 마치 일제를 옹호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대륙을 잇기 위해 제작된 터널이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간의 자유를 빼앗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했다. 너무도 거대한 비밀이라 제대로 털어놓을 생각조차 들지 않는, 그런 무서운 이야기였다.
우리 모두는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가치가 있고, 그 가치를 위해 누군가의 행복을 희생해야 한다면, 그 속도를 조금 낮추어도 좋을 일이다. 아니면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켄 리우, 장성주 옮김,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略史)」, 황금가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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