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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리우, 「시뮬라크럼」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10. 7. 11:30728x90
# 의미 있는 감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인간은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그리고 홀로그램으로 점점 가둘 수 있는 순간의 범위를 늘려 왔다. 만일 특정 시공간의 인격을 통째로 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시뮬라크럼의 존재는 더 이상 사진과 동일한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마지막 장면이 특히 강렬했다. 악마의 편집을 거친 영상을 진실이라고 보기 힘든 것처럼, 엘리가 마지막으로 남긴 시뮬라크럼도 엘리를 온전히 담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반대다.
시뮬라크라에 집착한다는 건, 시뮬라크럼이 반영하는 좁은 시공간 속에 스스로를 욱여넣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변화하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직면하기 어려운 힘든 일이 지나고 기록에 의존하던 때가 있었다. 빛나고 찬란한 순간들만 모아 보면 마치 지금도 그런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했다. 지금은 그만두었다.
켄 리우, 장성주 옮김, 「시뮬라크럼」, 황금가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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