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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8. 11:59728x90
생각보다 읽어 내려가기가 힘든 작품이었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워낙 긴 시간을 압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압축된 시간들이 전부 생소하다는 점(아랍 문화권의 작품인지 솔직히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이 제일 그랬다. 그렇지만 결국 다 읽어보았을 때, '세상 사는 건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고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었다.
미카엘과 한나의 만남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다(길거리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다니!). 주변에서 만류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누군가와 결혼한다는 건... 정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보지 않는 이상 상대의 모든 걸 알고 할 순 없는 게 아닐까도 싶었다.
남녀의 젠더가 반대로 묘사되어 있으면서도, 결국 성역할에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작품이 쓰이던 시기의 예루살렘이라는 공간적 한계가 아니었을까. 이런 지점은 그냥 무지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틀어서 읽는 노력이 꼭 필요하겠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남 일 같지 않아서, 더 잔혹하게 들렸다. 실제로 겪어본 적 없는 전쟁이지만, 삽화들은 왠지 군대 같은 데에서 많이 보았던 것이라 그런가 보다.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 민음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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