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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5. 15:47728x90
두 번 정도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파악해야 할 수수께끼가 가득한 책이다. 곱씹어 볼수록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다만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제목과 내용 전부가 걸맞는다는 느낌은 사실, 이제는 잘 들지 않는다.
홀든 콜필드는 조숙한 사고방식을 지닌 것 같아 보인다. 그렇지만 찬찬히 사건들을 돌이켜 보면, 실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마지막 ‘정신과 전문의’와의 독대를 바탕으로 콜필드의 상태가 이상하다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필자의 시선에서 본 홀든은 그 나이대의 조금 특이한 아이가 가질 만한 생각들을 품고 있으니.세상은 불합리하고 괴로운 곳이라 피비같은 존재를 지켜내는 파수꾼이 필요하다. 콜필드는 본인이 그 역할을 자처하고자 한다. 하지만 콜필드에게도 세상은 잔혹하다. 그가 파수꾼일지, 아니면 뛰어다니는 아이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가 그의 마음을 간직한다면, 분명 콜필드는 훌륭한 파수꾼이 될 거다.
그러니 마지막 장면만 보고, 절대로 콜필드를 정신 이상자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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