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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10. 11:20728x90
인정받지 못한 부성애를 필두로 한, 세속의 사교계에 대한 충실한 열망과 풍습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리오 영감은 헌신적으로 딸들을 대했지만 제대로 된 대접도 받지 못했고, 딸들 또한 남편들에게 휘어잡혀 살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 못했다.
당시 프랑스 사교계에서는 결혼관계가 있더라도 그것은 사업상의 파트너십 같은 느낌인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정부 혹은 내연관계의 상대방을 지니고 있기 일쑤였는데, 바로 여기서 라스티냐크가 끼어들게 된다. 신분 상승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그 형태만 달랐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스티냐끄 또한 집에 큰돈을 요구하며 사교계에 입성하고자 했고, 실은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다.
다만 고리오 영감의 뒷감당을 하며 라스티냐크는 사교계의 더러운 이면과, 재산의 덧없음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차렸으리라 믿는다. 그 생각을 안고 들어가는 사교계로의 발걸음은, 분명 처음과는 다를 터이다. 문득 프랑스의 사교계나, 한국의 누아르물에 나오는 풍경들이나 비슷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민음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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