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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도라에몽 수사물(?!)
    깜빡의 서재/책을 읽고 2021. 7. 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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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rhk코리아)에 정식으로 요청하여, 서면으로 리뷰 및 발췌를 허락받았습니다. 다만 광고가 아닌, 순수 개인 감상임을 밝힙니다.
    # 작품 속 추리나 인물에 도라에몽이 오마주마냥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부록에 일본판 도라에몽 인물 이름을 한글 버전으로 소개해 두었습니다!


     

    p.378 "사실은 좋은 동네인데. 이름도 없는 마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와본 적 없는 작고 평범한 마을인데."

     

     


    총평
    매력적이지만 곤란한 새 캐릭터,
    코로나의 영향을 담뿍 받은 내용,
    흥미로운 전개.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알에이치코리아, 2021





    사실 읽는 내내 코로나19가 진득하게 떠나지를 않았다. 소설 속 세계에서도, 현실의 냉혹함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 무척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런 냉혹한 이야기들을 이용해 더 참혹한 사건의 요소들을 세워나가는 부분에서는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다. 2019년을, 2020년과 2021년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묘한 납득과 이해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초반에는 '소설에서도 이런 기분을 맛봐야 한다니'라는 조금 떨떠름한 느낌도 가졌지만, 읽으면서 그 기분은 점차 해소되었다.

    사실 이야기의 전개 과정, 반전보다는 다케시라는 캐릭터, 그러니까 제목의 '블랙 쇼맨'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마술사라는 직업이 추리와 그렇게까지 연관이 있나 싶기는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미묘하게 파고드는 모습에서는 '나우 유 씨 미'를 보는 것 같은 긴박감이 들기도 했다(책을 통해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생활에 대해 많이 배워갈 수 있었다). 마요와 틱틱대는 모습이나, 경찰을 쩔쩔매게 할 정도로 당당한 모습을 보면 솔직히... 마주하고 싶지는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알아보니 도라에몽의 퉁퉁이 본명이 다케시이던데... 뭔가 이미지가 비슷하기도...)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의 연출도 있었지만, 마술사라는 직업이 그 억지스러움을 잘 덮어 주었다. 영화화되면 마술적인 요소를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된다. 또 '블랙 쇼맨'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꼭 다른 작품에서도 활용되면 좋겠다. 직접적인 가족의 일이 아닌데 등장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개연성 있는 주변인의 사건/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소설 속 미지의 인물에게는 먼저 미안한 마음을 건네 본다.

    큰 사건의 얼개와는 별개로 가미오 에이치라는 교사에 대해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교사 지망생으로서 교사의 이야기를 본다는 건 언제나 신나는 일인데, 아무리 마을 공동체라고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고민거리를 털어놓고 지속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가진다는 건 너무도 꿈과 같은 일이다. 교사가 가져야 할 직업의식은 충분한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싶었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가족 공동체에도 눈을 적당히 돌려야 한다는 점에 어려움을 느꼈다.

    또 한편으로는 이왕 관심과 사랑을 줄 것이라면 모든 아이들에게 골고루 그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인데,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더 가는 아이들이나 학번이 있을 것이라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인간적인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흔들리는 인간성'을 탑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의 교사와 인간적인 교사와의 충돌 지점을 잘 고민해 보아야겠다고 느꼈다.

    여담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보면서도 느끼는 부분이지만 이야기 속의 '정말 대단하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짜임새 있어 보이지 않는 건,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드니, 그런 작은 요소들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때론 인간은 작은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 실수가 무럭무럭 자라나면 불안감이 생겨나고, 그 불안감은 인간을 비이성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의도치 않은 나쁜 마음은 끔찍한 결과를 맺기도 한다. 이건 비단 추리소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항상 가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은 한편으로는, 섬뜩하다.

     

    여담: 내가 궁금해서 정리한 <도라에몽> 캐릭터 이름

    도라에몽 - 도라에몽
    노비타 - 노진구
    시즈카 - 신이슬
    타케시(별명 쟈이안) - 만퉁퉁
    스네오 - 왕비실
    데키스기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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