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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현, 「투 유」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4. 4. 11. 17:00728x90
# 의미 있는 감상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줄거리 설명이나 중대한 스포일러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다만 작품 감상 후에 보시면 좀 더 읽기 좋습니다.
비대면의 방식으로 타인을 마주하는 것이 아직은 익숙지 않다.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 성향이라고 열심히 믿어 보려 해도, 그 지점만큼은 쉽지가 않다.
대면의 관계보다 비대면의 관계에서 내면을 이해하기가 좋다고 생각해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SNS에서 관계를 맺어가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비대면이기에 오는 부족한 진정성은 염두에 두며 관계에 임해야 할 터다.
작품에 수록된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니, 관계라는 건 언제나 불균형한 것.이라는 것이 실감되었다. 우리는 결국 아(我)와 비아(非我)로 구분되어 있다는 신채호의 말씀이 문득 맴돈다. 非라는 한자는 마치 거대한 강, 강변의 빌딩들, 그 풍경의 전반같다.
모든 관계의 불확실성과 불균형은 오로지 소통을 통해서만 해소할 수 있다. 우리가 정신체만으로 구성된 존재라면, 21세기의 획기적인 유무선 장치들은 확실함과 균형을 보장할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이 작품은 도입부터 달라졌을 것이다.
구소현, 「투 유」, 자이언트북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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