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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0423_ 익숙한 불편감
    일상, 깜빡임/보다 일상적인 글 2023. 4. 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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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새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블로거입니다. 오늘은 저의 공간에서 개인적인 삶의 발자취를 남겨보고자 작성창을 열었습니다. 요 근래 저는 처음으로 아르바이트가 아닌, 월급을 받는 일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한 달을 부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새롭게 알아야 할 일들이 생겨나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사실 앞으로도, 아니 평생을 이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날에는 조금 겁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활자화해서 남겨보니, 아무래도 겁이 나는 것이 맞나 봅니다.

     

    어쩌면 이런 두려움은 시험을 준비하는 동시에 일을 병행하고 있는 저 자신의 상황에 대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호기롭게 도전했던 시험에 실패한 이후(실패...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혹자는 그런 선택을 만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 깊이, 두 음절이 꼭 박혀 떨어지질 않습니다) 새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시험과 일에 비슷한 측면이 있어서 그래도 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고 앞으로도 할 것입니다.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한 달가량 먼저 취업전선에 뛰어든 친구로부터 아침이라는 시간에 대해 들었습니다. 직장인에게 아침이란 춥고 비몽사몽하다고요. 겨울이라 더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침이란 춥고 비몽사몽하고, 적응될수록 늦어지고 또 어떤 책임감 같은 것을 불러오는 시간입니다. 학생 때의 아침은 때로 '망했다'라는 감각과 함께 찾아올 때가 있었지만, 직장인으로서의 아침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수많은 시간들을 그러한 책임감과 불편감으로 헤쳐왔을 어른들을 생각하면 멋지다는 느낌보다는 두렵다는 마음이 듭니다. 아침의 불편감에 과연,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일까요? 

     

    사실 이렇게나마 무언가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일찍 자기 위해서는 이미 남은 업무를 해치우고 있어야 할 터인데...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때때로 이렇게 밀려오는 쓰기에 대한 욕구를 해치우지 않으면, 점점 닳아 없어지듯 뇌가 텅 비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또 오랜만에 책 리뷰를 올리면서 느낀 점은, 육체적인 근육이든 정신적인 근육이든 단련하지 않으면 흐물흐물해집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고민하고, 고쳐나가고, 연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저에게는 이 사이트에 방문하여 무언가라도 적어 보는 것이, 앞서 언급했던 연습의 일종입니다. 

     

    지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라는 드라마를 곁눈질하면서 한껏 편안해진 마음으로 글을 쓰는 중인데요. 요새는 강도 높은 갈등이나 폭력이 드러나는 영상물을 시청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단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삶이라는 게 이미 수많은 갈등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넷플릭스에서만큼은 필요 이상의 갈등을 만나고 싶지 않은... 자그마한 소망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때즈음 다시 생각해 본다면, 지금과는 다른 답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시선에서 살아간다는 건 먹고사는 것. 원하는 대로 먹고살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해보는 것. 그럼에도 많은 순간들이 원치 않는 방향일지도 모르는. 다만 몇몇 순간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빛나기에 웃어넘길 수도 있는. 혹은 너무나도 크게 울어서 자그마한 슬픔들을 함께 씻어 보내버리는. 그런 것이라고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흐름을 전환해 본다면, 업무 특성상 저의 작은 생각들을 전부 드러내면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또 누군가는 잘못된 가치관을 품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실수들을 합니다. 그것들에 관해 고민해야 하는 순간들, 또 그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순간들이 매우 큰 불편감을 줍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감 때문에 실수들을 외면하거나 이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불편감들에 익숙해지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끝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벌써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들을 받아내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도 사실은 많은 불편감을 줍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던 저에게 있어, 칭찬은 저를 춤추게 하기보다는 움츠러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기대하고 또 저를 좋게 보아주는 수많은 마음들에 이 자리를 빌려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그런 만큼 더 좋은 수업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잔잔하고도 힘찬 강물은 돌멩이를 맞더라도,나뭇가지에 부딪치더라도,가파르게 하류로 하강하더라도 아랑곳하지 않는,저의 지향점입니다.

     

    언젠가 그런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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