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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이란... 내 머릿속 아가 물고기들을 선보이는 일
    일상, 깜빡임/보다 일상적인 글 2021. 12. 22.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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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글다운 글을 게시한 지 두 달 정도가 흘렀습니다. 그동안 현생을 살아가느라 블로그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었는데, 현생의 바쁨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시기가 되어 다시 블로그에 방문해 보았습니다(제 블로근데 제가 방문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더군요...)

     

    '의미 있는 글을 쓰자'가 제 블로그 활동의 신조이기 때문에, 아무 고민 없이 올린 글들을 블로그에 담아 두고 싶지 않아 글을 올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최근에 올린 글들을 보다 보면, 많은 고민이 녹아 있지는 않구나 싶어 반성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오늘의 제가 과거의 저보다는 고민이 깊어졌다는 것이겠죠?

    (고민이 많은 분들께: 고민이 깊어진다는 것이, 근심의 깊어짐과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합시다!)

     

    # 생각 1

    짧지만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요새 주위에 스마트폰 없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만큼 SNS 계정 없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SNS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동시에 나의 목소리를 나만의 목소리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글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혹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 제 별명을 건 아가 물고기들을 풀어두는 기분이거든요. 만일 이 아가 물고기들이 제 연못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었다면 우선 공간이 좁아 많은 수의 친구들이 태어나자마자 폐사했겠죠. 넓은 바다로 이사한 덕에 제 아가 물고기들은 거친 파도와 무서운 상어들, 때로는 친근하게 꼬리지느러미를 흔들거리는 형형색색의 물고기 떼와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악플러들의 힘찬 전진. 전 사양하겠습니다...

    당연히 제 글은 아직 무서운 상어들(비난의 목소리)이 관심을 보일 만큼 크지 않습니다. 아직 여리고 작기 때문이죠. 제 글에게는 친근한 물고기 떼(댓글이나 조회, 공감)의 보살핌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고르고 골라 엄선한 제 연못 속 물고기들인데, 거대한 정보의 바닷속에서는 한 마리 투명하고 얇은 멸치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연못을 고이게 하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SNS를 통해 소통하는 우리가 얻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느낍니다. 물고기를 선보이는 경험들이 연못 자체를 크게 만들기도 하고, 연못 속에 새로 등장하는 물고기들이 더 멋져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연못이 탁해지는 일만 조심합시다.

     

    # 생각 2

    수많은 아가 물고기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더 커지기 위해, 더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기 위해 생존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생태계는 인간들이 만들어 가는 수족관과 같아서, 연못 속에서 물고기를 골라 내보낼 때에도 이런저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예쁜 제목과 섬네일로 색을 입혀야 하고, 둘째로는 몸통을 튼실하게 만들어야 하고, 셋째로는 뼈대가 잘 비칠 수 있게 해주어야 하고, 끝으로는 해시태그로 지느러미 장식도 달아 주어야겠죠.

     

    부실한 몸통과 뼈대를 지닌 물고기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랜 시간 커가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밋밋하고 투박한 물고기는 빠른 시간 내에 바다로 나가기는 어렵습니다. 하천이나 강가에서 오랜 시간을 떠돌아다니다가, 우연한 기회로 폭포를 타고 올라가야겠죠.

    [알고리즘을 타고] 역주행하는 (4년 전) 유튜브 영상

    그러므로 역시, 글을 쓸 때에는 겉모습과 내부의 탄탄함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이 더 좋고 더 나쁜 게 아니라요.

     

    # 생각 3

    아가 물고기들이 세상 밖에 잘 정착하기 위해 이 친구들을 엄선하여 세상에 내보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물고기들을 보살펴줄 수 있는 친구들에게 친근한 몸짓(공감, 댓글)을 부탁해볼 수 있겠습니다. 더 예쁘고 힘찬 겉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몸치장에 신경을 써줄 수도 있어요.

    해시태그... 이백만개?

    예쁘고 힘찬 겉모습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인데요. 그만큼 과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도 느꼈습니다. 혹시 형광 테트라로 가득한 수조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물론 예쁘고 아름다운 물고기들이지만, 만일 500평짜리 수족관에 형광 테트라만 수백, 수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때부터는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습니다. 때로는 아래처럼 우직한 물고기가 멋져 보이고, 좋아 보일 때도 있으니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글을 써나가신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그런데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은 제목, 탄탄한 뼈대와 문체, 그리고 해시태그를 적당히 버무린.

    # 쓰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가 바다로 가버렸네요. 글을 쓰면서 내린 결론인데, 저는 오늘도 우럭 같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끝으로 SNS 하시는 모든 사용자 분들께, SNS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으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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