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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리우, 「종이 동물원」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9. 29. 23:58728x90
#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 3관왕에 빛나는 「종이 동물원」 으로 포문을 열어 보겠습니다.
# 의미 있는 감상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혈연은 짙다. 혈향이 짙은 것과 같은 이치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냄새가 드리울 때 혈연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니 이렇게 많은 작품들이, 수많은 얼굴들이 상기하는 것일 테다.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많으니까.
언어는 하나의 세계다. 잭의 어머니는 혼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세계에서 꽤나 오랜 시간을 지냈을 것이다. 아마 그녀가 잭에게 기대했던 것은, 공유할 수 있는 작디작은 세계였을 것이다.
잭은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두 세계 중 당연하게도 보다 넓고 큰 세상을 선택했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듯, 죽음의 냄새가 드리운 후에야 혈연을 느꼈다. 언어를 느끼고 세계를 느꼈다. 이성이 아니라 감정으로 느꼈다.
가장 자연스럽게 언어가 웅크리고 숨어있을 수 있는 종이가 소재인 점이 좋았다. 그리고 종이가 2차원의 세계에 평생 숨어있지 않아도 좋은 세계관이라 좋았다. 그랬다.
켄 리우, 장성주 옮김, 「종이 동물원」, 황금가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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