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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그리예, 「질투」깜빡의 서재/짧게 보는 2021. 7. 2. 00:52
시종일관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는 작품. 솔직히 작가의 심오한 맛을 아직은 이해하지 못한 기분이 든다. 반복적인 이미지 덕분에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너무도 명확하지만, 그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파악하는 데에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품은 '질투'라는 감정을 가장 은연중에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식민지 플랜테이션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치밀하게, 초 단위로 나누어 집착하는 작품의 시선에 질려버릴 것 같았다.
'나의 취향'을 콕 집어 말한다면, 취향에 걸맞은 작품은 전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는 마치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를 처음 접한 사람이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접해버린 사람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추상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또 한 가지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작품 뒤에 평론이 함께 수록되어 있음에 정말 감사했다.
로브그리예, <질투>, 민음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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