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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선옥「명랑한 밤길」속 음악
    깜빡의 서재/책과 음악 2021. 4. 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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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드는 음악을 들으면 뭔가 와 닿는 느낌을 받고, 다시 찾아서 듣게 된다. 음악은 인간의 희노애락, 인생, 그리고 경험을 모두 담은 것이다. 그렇기에 음악에는 사람을 기분 좋게, 혹은 속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명랑한 밤길」에 나오는 음악들은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들에게는 친숙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음악 체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간접 경험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음악과 텍스트를 함께 보면서, 인물들이 어떤 감정으로 소설 속 말과 행동을 하는지 한번 상상해 보면 좋겠다.


    우선 첫 페이지 짤막한 가사들로 나왔던 곡들을 소개해 본다. 네 곡 모두 감성적인 발라드인 건 비 내리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1. 조용필,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1978년 발표된 <창밖의 여자>에 수록된 곡. 애절한 감정이 전달되어야 했지만 음질의 방해로 완벽하게 와 닿지는 못했다. 전형적인 '그 때' 감성의 곡. 잊어야 할 사랑이지만 잊지 못했다는 가사만큼은 지금도 공감할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52초 ~ 1분 20초 구간이 텍스트로 실렸다.

    알리의 리메이크가 2019년에 나왔다니, 한 번 이 버전으로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책을 덮고 나서 듣기를 추천한다. 분위기가 갑자기 거창해진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메이크 버전이 더 좋다.

     

    리스펙트 레전드(세 번째)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2. 안치환, 사랑하게 되면(부제: 훨훨)

    잘못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언급한 것과 달리 가사를 치니 이 곡이 나왔다. 시원한 느낌의 노래다. 특히 책에 나온 가사 부분이 아주 좋은데, 당장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날아가야 할 것 같은 느낌. 요즘 갬성에도 나쁘지 않게 들어맞는다.

    책에 나온 가사는 1분 20초 ~ 1분 52초 구간 중 일부.

    3. 수와진, 파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 김광석과 목소리가 닮았다. 마찬가지로 '그 때' 감성 가득이다. 비 오는 소설의 풍경과 가장 어울린다. 지직대는 라디오에서 이 곡이 나오면, 끝까지 꼭 들어야 할 것 같다.

     

    책에 나온 가사는 처음 ~ 1분 15초 구간. 

    4. 김광석, 서른 즈음에

    2022.11.22 수정

    마찬가지로 애절한 감성의 곡이며, 특히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도 간다. 그렇지만 노래는 남는다.(+ 처음 글을 작성할 때 이은미 님의 곡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댓글을 통해 꼼꼼한 독자님께서 감사한 의견을 첨부해 주셨다. 지적, 혹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마침 따끈따끈한 리마스터 버전이 나왔다!
    책에 나온 가사는 처음 ~ 1분 11초 정도.

    다음으로 중반부, 남자와 만나면서 '나'가 새롭게 접하게 되는 음악들이다. 앞선 라디오의 곡과 달리 모두 외국 곡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나'에게, 음악과 글을 즐기는 미남 외지인은 정말 빠져나갈 수 없는 존재였으리라.


    1. Frank Pourcel, Mercie Cherie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의 시그널 음악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노래. 작품에서도 라디오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대사가 등장한다. 사실을 배제하고 음악으로만 들으면, 나긋한 교양인의 냄새가 풍기는 곡이다.

     

    프랑크 푸르셀은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2. 빌리 홀리데이(?), 스목게츠인유어아이스(Smoke Gets in Your Eyes)

    나의 작은 지식으로는 빌리 홀리데이가 'Smoke Gets in Your Eyes'라는 곡을 불렀다는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음반을 찾는 곳이라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냥 그런 수고로움을 감수하기보다, 남자가 알은체를 한 게 아닌가... 하는 가설을 세워 봤다. 진짜면... 화날 것 같다. 아래의 곡은 'Dinah Washington'라는 다른 가수가 부른, 동명의 곡이다. 이 영상 속의 곡에만 국한해서 말하자면... 가수의 성량이 엄청나다. 빌리 홀리데이 또한 천재적인 흑인 여가수로 극찬을 받은 인물이니, 이 곡에 어울리는 것 같다.

     

    이 가수는 빌리 홀리데이가 아니다.

    3. Bevinda, Maria Vergonha

    포르투갈의 가수 베빈다의 곡. 이번에는 남자가 제대로 말한 것 같다. 첫 키스를 하던 두 사람의 분위기에 상당히 어울리는 매혹적인, 그러면서도 몽환적인 곡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곡에 대해 말하던 남자의 태도가 아닐까. 좀 더 로맨틱하게 말했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곡이다. 추가로 말하자면, 로맨틱한 분위기는 곡의 첫 4분까지만 지속된다. 

     

    앨범 파두의 10번째 트랙이 '마리아 베르곤자'다.

    4. 스피드 011(?)

    스피드 011에 대한 언급 또한 작품에 등장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찾아도 언급과 유사한 내용의 광고를 찾을 수 없었다. 아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마지막 부분 두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화 속에서 흥얼거리는 노래들은 그들에게는 유행가일 따름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절실하게 와닿는 구절이 된다.


    1. 윤도현, 사랑했나봐

    아, 드디어 너무 잘 아는 노래가 나왔다. 적당한 감성에 적당한 반주는 요새 노래로도 대체 불가다. 어쩌면 위의 곡들도 누군가에게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니, 역시 어린 시절 많이 듣던 노래가 히트곡이 되는 건가... 싶다. 아 참, '나'의 상황과도 잘 어울리는 곡이다.

     

    책에 나온 가사는 1분 40초 ~ 1분 56초 / 2분 50초 ~ 3분 5초

    2.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1집> 수록곡. 위의 곡보다는 밝은 분위기를 주는 반주로 시작하지만, 가사는 비슷하게 울적하다. 담담한 멜로디가 포인트인 곡. 노래를 들으니 깐쭈라는 인물의 목소리가 윤도현 같을 거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책에 나온 가사는 처음 ~ 1분 40초 구간. 

    3. 장윤정, 어머나

    이 노래도 어린 시절 열심히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 경쾌한 음악이 슬프게 들리는 건, 작품의 상황 때문일거다. '나'가 이 곡을 들은 다음 '사랑했나 봐'를 열창하는 부분을 보면, 이 곡에는 관심도 주지 않은 게 분명하다. 

     

    34초까지 들으면 작품에 나온 가사를 들을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음악이 숨어 있어서 놀랐다. 끝으로 앞서 접한 곡들을 곱씹어 보면서 마지막 구절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저작권 문제로 가사나 책 구절 등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 함께 읽으면서 정독하기를 추천드립니다.

     

    Photo by unsplash, chuck lindsey

    위 글은 <명랑한 밤길>을 읽고 필자의 생각과 감상에 맞추어 재구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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