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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귀 설화」, 아이유 <바람꽃>
    깜빡의 서재/책과 음악 2022. 7. 1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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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씨체를 바꾸는 법, 정렬을 왼쪽 정렬에서 오른쪽 정렬로 다시 양쪽 정렬로 바꾸는 일련의 방법조차 잊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제가 원하는, 글다운 글을 쓰기에는 여유가 없고... 그렇다고 생각들을 아무 한글 파일과 폴더에 던져두면, 무신사에서 할인율만 보고 샀지만 두 번 입고 더 이상 입지 않는 라운드 넥 티처럼 그 존재를 잊어버리게 될 것 같아 섣불리 글을 쓰기가 겁이 납니다. 그래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고, 이곳은 제가 제 글을 보여드리기 위해 만들어 둔 공간이니... 조심스레 게시해 봅니다.

     

    최근 매일같이 문학을 접하고 있지만, 이전에 그랬던 것과는 달리 공부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라 마음가짐이 사뭇 다릅니다. 작품을 보며 '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내가 몰랐던 '정보들'에 집중하여 글을 읽고, 글을 쓰고, 다시 글을 읽고, 글을 쓰고 하는 작업이, 조금은 이상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뭔가 이렇게만 말하면, 나름대로 제 의견을 다른 분들께 보여드릴 수도 있는 자리에 너무 뜬 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최근 진행하고 있는 스터디에서 공유한 내용을 조심스레 올려 봅니다.

     

    <지귀 설화>를 읽었습니다. 선덕 여왕을 사모하던 지귀라는 사내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지귀는 선덕 여왕을 보고 한눈에 반해 상사병에 걸려 그만 미치고 맙니다. 이에 선덕 여왕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지귀를 본 선덕 여왕은 그에게 금 팔지를 주고, 금 팔지로 인해 마음이 활활 타오른 지귀는 그대로 불귀신이 되어 버립니다. 불귀신 지귀를 무서워하는 백성들을 위해 선덕 여왕은 귀신을 쫓는 주문을 지어 백성들에게 나누어주게 됩니다.

    해당 작품은 우선 당대인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해당 의식으로는 이름이 그 사람의 영혼을 담고 있다는 인식(지귀, 선덕의 이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인식, 화재가 불귀신에 인해 일어난다는 인식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듯합니다.

    또한 지귀가 금팔지에 의해 불귀신이 된 부분은 전기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으며, 선덕 여왕이 지귀를 내치거나 벌주지 않고 고마움을 느끼거나('고마운 일이로구나!'), 금 팔지를 남기고 가는 등 배려하고 연민을 느끼는 지점도 작품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날은 「지귀 설화」라는 작품을 읽었습니다. '설화'라는 카테고리에 들어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전개가 급작(?)스럽습니다. 첫눈에 반한 사람을 잊지 못하거나 그리워하는 상사병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 보았지만, 몇 줄 읽지도 않아서 지귀가 미쳐버렸다는 서술을 보니... 이것이 한국인의 빠른 전개인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후 상사병의 대상인 선덕 여왕과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놓쳐 버리고(백성인 지귀가 왕을 개인적으로 대면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당시로서도, 지금 생각해도 큰 기회인 것 같습니다), 선덕 여왕은 잠든 지귀를 두고 금 팔지 하나만을 두고 사라집니다. 여기서 흐름이 또 재미있는데요. 지귀가...

     

    불에 탑니다. 그리고 지귀는 불귀신으로 변합니다.

     

    예. 저도 말하면서 이게 뭔가 싶지만, 그렇습니다. 물론 고전 소설의 특징 중 하나인 '전기성'을 고려한다면 그냥 '아, 개연성 없는 판타지구나' 싶지만, 사랑의 열망이 너무 커져 불에 탔다는 서술이 굉장히 모순적이었습니다. 선덕 여왕이 기껏 지귀를 위해 만나도 주려 하고, 금팔지도 주었는데, 그 결과로 상사병이 치료된 것이 아니라 불에 타서 불귀신이 되었다니... 독자로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아쉬운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지귀는 걸어다니는 재해인 불귀신이 되어 백성들을 공포에 빠뜨리고, 그 불타는 사랑(!)의 대상인 선덕 여왕이 제문을 지어 나누어 주니 불귀신을 내쫓을 수 있었다... 는 이야기입니다. 


    잠시 다른 길로 빠져보겠습니다. 지귀의 사랑의 대상, 그리고 역사 속 실제 인물. 바로 선덕 여왕에 대한 배경 지식이 떠올라서였는데요. 드라마 「선덕여왕」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드라마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OST 중 인상 깊었던 노래가 있어 위의 작품을 보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아이유의 <바람꽃>입니다. 

    아이유, <바람꽃>

    물론 드라마 <선덕여왕>은 「지귀 설화」와 접점이 '선덕 여왕' 네 글자 외에는 없다고 보는 게 더 맞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감정선 측면에서 서로 연결될 만한 지점이 있는 듯하여 소개해 보게 되었습니다.

     

    <바람꽃>이라는 곡은 전체적으로 잔잔한 발라드 계열의 곡인데요. 제가 현악기만 들어가면 감성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는 청자여서일 수도 있겠지만, '애절하다', 혹은 '잔잔하게 격정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사가 떠올리려 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대상이 떠오르는, 그러면서도 그 대상과 만나지 못하는 마음이 담긴 내용이어서, 「지귀 설화」의 지귀가 겪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속에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담아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사병에 걸려 미쳐버리기 이전의 지귀가 느꼈을 마음의 아픔, 만나고 싶은 감정 등을 간접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이 곡의 가사와 1연은 그대로 두고, 2연에서는 갑자기 락 계열로 바꾼다면 전체적인 설화의 느낌과 좀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애절한 사랑의 감각을 곡을 통해 느낄 수 있어서 충분히 함께 접해도 좋을 듯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저작권 문제로 첨부하지 못한 가사 링크를, 대신 검색해드리는 차원에서 남겨 봅니다. 

     

    아이유, 바람꽃 가사 : 네이버 통합검색

    '아이유, 바람꽃 가사'의 네이버 통합검색 결과입니다.

    sea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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